책 소개
내가 가진 확신은, 누아르 독자는 피와 죽음, 즉 불공정함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 피에르 르메트르
★ 공쿠르상 수상 작가
★ 미발표 초기작 최초 번역
가장 순수한 르메트르의 원형이자
잔혹하게 휘몰아치는 누아르의 탄생
이 시대의 발자크로 칭송받는 거장 피에르 르메트르의 미발표 초기작 『대문자 뱀』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55세의 늦은 나이에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해 『오르부아르』로 공쿠르상까지 거머쥐며 단숨에 프랑스 문단의 거목이 된 르메트르는 역사의 거대한 흐름을 그리는 야심 찬 기획을 선보이며 프랑스 리얼리즘의 전통을 계승한 작가로 인정받는다. 『대문자 뱀』은 르메트르의 또 다른 문학성의 면모를 드러내는 각별한 소설로, 추리 소설 장인으로 평가받던 르메트르가 1985년 집필한 미발표작을〈장르 소설의 시작점이자 마침표〉로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매우 상징적인 작품이다. 파리 한복판에서 부유한 거물이 살해당하며 시작되는 이 소설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노년의 여성 킬러, 그리고 불완전한 기억이라는 매혹적인 설정을 통해 독자들을 순식간에 예측할 수 없는 전개 속으로 빨아들인다. 기능처럼 수행하는 폭력, 선악을 가리지 않는 냉혹한 선택, 신랄한 필치의 블랙 유머와 더불어 장르적 재미와 쾌감을 전면에 내세운 르메트르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의심할 수 없는, 가장 평범한 인물로 그려 낸
예측 불가한 전개와 완벽한 플롯의 스릴러
순수한 폭력성의 쾌감을 보여 주는 블랙 누아르의 정수
파리 한복판에서 국제 컨소시엄의 수장 모리스 캉탱이 대구경의 총으로 처참하게 살해당한다. 형사 바실리에브는 직감한다. 누군가 계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문제는 그 〈누군가〉가 전혀 의심받지 않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개를 산책시키며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노년의 여성으로 보이는 마틸드. 누구도 그녀가 레지스탕스 출신의〈킬러〉일 거라 상상하지 못한다. 오랜 과거의 기술과 감각이 여전히 살아 있는 그녀는 누구에게도 예외 없는 무자비한 학살극을 벌인다. 마틸드에게 폭력은 신념이 아니라 기능이며, 자신이 아직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방식일 뿐이다. 그러나 점차 그녀의 행동은 조직의 통제를 벗어나고, 과거 동료이자 두목인 앙리는 그녀를 위험한 변수로 판단한다. 경찰의 수사와 조직의 추적이 동시에 좁혀 오는 가운데, 빈틈없던 마틸드는 불완전한 기억으로 인해 점차 흔적을 남긴다. 이는 곧 예상치 못한 위험으로 그녀를 끌어들이기 시작하는데…….
추적과 오판이 교차하며 독자의 예상을 계속해서 배반하는 『대문자 뱀』은 통쾌한 응징극이 아니다.〈누아르 독자들이 피와 죽음과 불공정함을 기대할 것이라 확신한다〉는 르메트르의 말처럼, 이 소설은 맛깔나고도 사악한 방향으로 위험천만하게 기운다. 어둡고 유쾌하면서도 완전히 예상 밖으로 뻗어 나가며, 순수한 폭력성이 보여 주는 쾌감과 아이러니함으로 흠뻑 빠져들게 만드는, 가장 날것의 누아르를 맛볼 수 있다.
폭력을 탐하는 인간의 본질에 관한 문학적인 탐구
인간의 악과 욕망을 응시하는 르메트르의 날카로운 시선
『대문자 뱀』은 폭력을 욕망하는 인간의 본질을 날카롭게 꿰뚫는 르메트르 문학의 출발점이자 원형이라 할 만한 작품이다. 이 책의 서문에서 르메트르는〈이 소설에는 놀랍게도 이후 작품들에서 발전시킨 많은 주제와 장소, 인물의 유형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실로 이 작품은 이후 르메트르 세계를 구성하게 될 폭력의 쾌감, 기능으로서의 살인, 그리고 그 행위에 매혹되는 인물들의 유형이 응축되어 있다.
소설은 정의를 단순히 복원하지 않으며, 도덕적인 위안을 간단하게 제시하지도 않는다. 그보다 잔혹함과 유머를 밀어붙여 폭력성을 극대화해 장르가 만들어 낼 수 있는 생생한 에너지를 보여 준다. 평범한 노년의 여성, 한때 매혹적이었던 얼굴 뒤에 숨겨진 냉혹한 본성은 인간의 근원적인 이중성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르메트르는 폭력을 설명하지 않고, 미화하지도 않으며 다만 그것이 인간의 내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특유의 신랄한 필치로 담아낸다. 인간 본질의 한 측면을 장르적 쾌감으로 탁월하게 전환한 이 책은 단순한 누아르 소설을 넘어, 인간의 악과 욕망을 깊이 있게 파고드는 문학적인 탐구를 그려 낸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피에르 르메트르
1951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55세의 나이에 뒤늦게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첫 작품 『이렌』으로 2006년 코냐크 페스티벌 소설상을, 『웨딩드레스』로 2009년 상 당크르 추리 문학상을 수상했다. 연이어 발표한 작품이 모두 문학상을 수상하며 늦깎이 신예에서 곧장 추리 소설 장인의 반열에 올랐다.
이후 작품 세계를 넓혀 프랑스 현대사를 배경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 제1차 세계 대전을 겪은 두 젊은이의 사기극을 그린 『오르부아르』로 2013년에 프랑스 문학 최고 영예인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이어 『오르부아르』의 후속 작품인 『화재의 색』(2018)과 『우리 슬픔의 거울』(2020) 또한 평단과 독자들의 열렬한 찬사를 받으며 거듭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대단한 세상』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프랑스의 <영광의 30년>을 다룬 새로운 4부작의 시작으로,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자라 집을 떠나는 펠티에 가문 네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다.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는 데 실패하고 파리에서 새 삶을 모색하는 장, 연락이 끊긴 동성 연인을 찾으러 사이공으로 향하는 에티엔, 고등 사범 학교에 입학했다고 거짓말을 한 뒤 언론사에 입사한 프랑수아,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가출한 엘렌까지, 네 형제는 각자가 꿈꾸는 이상을 향해 세상으로 향하지만 무지갯빛 몽상과는 다른 현실에 맞부딪친다.
파리와 사이공, 베이루트를 종횡무진 오가며 전개되는 이 소설은 스릴러와 추리극의 요소를 빌려 와 <대단한 세상>으로 나서는 네 형제의 모습을 때로는 긴장감 있고도 코믹하게, 때로는 비의를 담아 펼쳐 보인다. 제2차 세계 대전 직후의 혼란스러운 시대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마치 그 시대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옮긴이 : 임호경
1961년에 태어나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했다. 파리 제8대학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피에르 르메트르의 『오르부아르』, 『사흘 그리고 한 인생』, 『화재의 색』, 『우리 슬픔의 거울』, 에마뉘엘 카레르의 『왕국』, 『러시아 소설』, 『요가』, 요나스 요나손의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공역), 『카산드라의 거울』, 조르주 심농의 『리버티 바』, 『센 강의 춤집에서』, 『누런 개』, 『갈레 씨, 홀로 죽다』, 앙투안 갈랑의 『천일야화』, 로런스 베누티의 『번역의 윤리』,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 파울로 코엘료의 『승자는 혼자다』, 기욤 뮈소의 『7년 후』 등이 있다.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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