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싱어송라이터

고객평점
저자이미경
출판사항북극곰, 발행일:2026/03/09
형태사항p.299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6588502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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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고전시가가 없었다면 케이팝도 없다

우리 기억 속 고전시가는 영 낯설고 불편한 존재였다. 한자와 옛한글로 쓰인 텍스트는 아무리 읽고 되뇌어도 도무지 해석되지 않았다. 여기에 작품을 둘러싼 시대적 난맥상까지 곁들어지면 그야말로 미궁에 빠진 느낌이었다. 저자는 여기에 한 가지 이유를 덧붙인다. 고전시가는 원래 시(詩)와 가(歌)로 이루어진 작품이었다. 한마디로 노래였다는 얘기다. 우리가 알고 있는 향가, 고려가요, 한시, 시조, 판소리 같은 고전시가는 모두 노래였다. 그런데 근대의 지식 체계는 문학과 음악을 강제로 분리했고, 그 덕분에 고전시가는 음률을 잃어버렸다. 우리 기억 속 고전시가가 그처럼 어려웠던 이유는 악보를 잃어버린 반쪽짜리 노랫말에 밑줄을 쳐가며 분석하려 했기 때문이다.

요즘 유행하는 대중가요를 생각해보자. 노랫말은 그저 리듬을 따라 흥얼거리면 그만이다. 그 누구도 노랫말을 이해하거나 외우기 위해 악보를 없애고 텍스트만을 들여다보지 않는다. 저자의 논리에 따르면 고전시가가 따분하고 고루하다는 생각도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 편견이다. 우리는 고전시가의 진면목, 완전체 모습을 한 번도 마주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악보를 잃어버린 고전시가와 우리 사이에 놓인 간극은 도저히 메울 수 없는 걸까? 웬걸, 저자는 이 질문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고전시가는 이미 오늘날 우리와 함께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고전시가에 내재한 정서와 미학은 우리 민족의 유전자에 각인되어 오늘날 대중문화로 찬란하게 꽃을 피워 올린다. 문화의 연속성, 유전자-문화 공진화성(Gene-Culture Coevolution)은 고전시가와 대중가요를 둘러싼 담론에서도 이견의 여지 없이 유효하다. 저자는 고전시가가 없었다면 케이팝도 없다고 단언한다. 따라서 우리 안에 깊이 잠들어 있는 고전시가를 깨워 함께 즐기면 될 일이다.

저자는 잃어버린 악보를 대체할 방편으로 스토리텔링에 주목한다. 어차피 수백 년 전 사람들의 내밀한 일상과 속마음을 모두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럴 때는 허풍선이나 거짓말쟁이가 되어도 좋다. 작품의 의도를 거스르거나 공인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 온갖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잠시, 저자가 꾸며 놓은 유쾌하고 발칙한 고전시가 세계관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작가 소개

지은이 : 이미경

다섯 살, 삼촌네 만화방에서 글을 깨쳤다. 1969년 겨울, 폐업 직전 만화방 한구석에서 시작된 문자와의 인연은 오늘까지 단 하루도 끊이지 않았다. 38년간 ‘노래를 읽고, 시를 부른다’는 파격적인 방식으로 학생들의 고전시가 ‘멀미증’을 치유하는 강사로 일해왔다. 가톨릭대학교 교육대학원 독서교육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같은 대학원에서 리터러시 분야 박사 과정 중이다.

목 차

작가의 말 / 006


1부 사랑과 이별과 그리움을 노래하다

떠나가는 남자, 이별하는 여자 / 012

_작자미상 〈서경별곡〉·심수봉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별리와 그리움의 시학 / 028

_정지상 〈송인〉·김민기 〈친구〉

보통의 사랑과 보통의 이별 / 046

_김명원 〈별리〉·윤종신 〈좋니〉

그대에게 내 마음을 고이 띄워 보냅니다 / 062

_홍랑 〈묏버들 가려 꺾어〉·아이유 〈밤편지〉

탑 그림자 드리운 봄밤의 연극 무대 / 082

_김부용 〈부용상사곡〉·김윤아 〈야상곡〉

떠나간 아내가 사무치게 그리운 시간 / 106

_김정희 〈도망시〉·임재범 〈내가 견뎌온 날들〉

고독에도 품격이 있다 / 124

_작자미상 〈노처녀가〉·최성수 〈위스키 온 더 록〉

소리에 그리움을 얹다 / 136

_이화중선 〈추월만정〉·나훈아 〈홍시〉


2부 메마른 땅에 노래가 단비처럼 내리면

자기 안의 생동력으로 관습을 거스르다 / 152

_황진이 〈동짓달 기나긴 밤을〉·이효리 〈미스코리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어찌할까 / 170

_정철 〈사미인곡〉·안예은 〈상사화〉

비루하고 궁상맞은 일상에 물들 때 / 190

_박인로 〈누항사〉·장기하와 얼굴들 〈싸구려 커피〉

내 작품의 제단에 나를 바치다 / 204

_허난설헌 〈곡자〉·김광석 〈일어나〉

얼음이 얼었다, 봄은 언제쯤 / 220

_김창협 〈착빙행〉·한강 〈12월 이야기〉

서민문화의 예인, 대중문화의 딴따라 / 236

_이정보 〈임으란 회양 금성〉·박진영 〈날 떠나지 마〉

흔들리는 게 어디 버들뿐이랴 / 256

_작자미상 〈천안삼거리〉·인순이 〈실버들〉

광대와 영웅이 건네는 위로 / 274

_신재효 〈광대가〉·임영웅 〈모래 알갱이〉


참고 자료 / 295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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