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한일 동서의학의 25년 연구 협업으로
난치성 이명을 치료하다!”
이명 환자의 삶의 질을 일상생활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침 치료와 한약 처방까지 기꺼이 하는 이비인후과 전문의,
그의 클리닉에는 북쪽 홋카이도부터 남쪽 오키나와까지 일본 전역에서 환자가 찾아온다.
통합적, 입체적 진료를 위해 디지털 맥진기를 직접 개발하고 미세청력검사와 소리재활훈련을 도입한 한의학 박사,
그의 한의원에는 땅끝 해남에서 남쪽 제주도까지 한국 전역에서 환자가 찾아온다.
중국, 일본, 독일, 미국, 호주, 대만, 러시아 등 전 세계 여러 나라로 이명 치료 연구자를 찾아다니던 한의학 박사는
도쿄의 한 서점에서 스테로이드 고막주사를 세계 최초로 시도한 연구를 알게 된다.
그 연구자(사카타 에이지 박사)와의 만남은 연배가 비슷했던 아드님과의 만남으로 이어졌고, 그 독특한 인연은 25년을 이어온다.
검사와 객관적 지표를 중시한 나머지 환자의 고통을 보지 않는 현대 의학의 맹점을 극복하고 환자를 한 명의 인간으로 바라보는 전인적(全人的) 관점의 이명 치료에 대해 의견을 나누던 두 사람의 논의와 임상 이야기가 이 책 한 권에 응축되어 있다.
“30년간 3만여 명의 이명 환자를 만난 한의학 임상 치료가
또 다른 40년간의 이비인후과 임상 치료와 만났다”
“귓속에서 매미 100마리가 울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이명 환자가 있다. 여름날이 한창일 때 합창하듯 울어대는 매미를 상상해보자. 자려고 누웠는데 귓속에서 매미 합창 소리가 들린다면 감당할 수 있을까? 그런데도 병원에 갔더니 “적응하고 사는 수밖에 없습니다”라는 말을 들었다면, 그 사람은 ‘이 상태가 평생 가는 건 아닐까’라는 불안감에 휩싸일 것이다. 일상생활은 엉망이 되고, 거기다가 가까운 주변 사람들이 “너무 신경 쓰지 마”, “당장 생명이 위태로운 건 아니잖아”라고 한다면, 환자는 고독감이 깊어져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에 이를 수 있다.
신간 『이명혁명』의 두 저자는 모두 자살을 시도했던 이명 환자를 지켜본 경험이 있다. 40대 후반의 한 여성은 수면제 40알을 삼키고 자살을 시도했다가 가족들에게 발견되어 응급실로 옮겨졌다고 하는데, 한의원 진료실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자살하려고 했겠습니까. 아픈 게 표시 나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만 느끼는 고통인데 누구한테 보여줄 수도 없고, 이루 말할 수 없이 못 견딜 지경입니다. 이대로 안 멈추면 그야말로 미쳐버릴 것 같아요. 이럴 바엔 죽는 게 낫죠.”
일본의 이비인후과 진료실에서도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초진부터 정성을 다해 증상을 줄여가고 있었던 이명 환자가 어느 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것이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치료자 입장에서는 큰 충격이었다. 증상이 안정되어 건강을 찾아가는 것 같았지만, 이명에 동반된 깊은 우울감이 환자를 결국 벼랑 끝으로 몰았던 것이다.
환자가 한 명뿐이어도, 단 1%라도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면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 맞다는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이명혁명』의 공저자 두 사람은 뼈저리게 통감하며 공유해왔다. “이명 앓아보셨나요? 안 아파본 사람은 쉽게 이야기합니다”라고 환자가 던지는 푸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명에는 난청, 어지럼증, 불안, 우울, 두통, 불면, 소화장애, 인지 저하 등 다양한 동반 증상이 따라오기 때문에 더욱 문제는 심각하다. 오랫동안 치료를 따로 받지 못해 만성화되었다면 이명은 더욱 중증이 되고 복합적으로 원인이 서로 얽혀 치료를 더 어렵게 만든다.
“치료자의 관점이 아니라 불편을 경험하는 환자 관점에서 보면
단일 접근이 아니라 입체적,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사카타 히데아키 박사는 이명 진단에 있어 문진(問診)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한다. 환자로부터 “선생님은 왜 그렇게 꼬치꼬치 물어보십니까”라는 질문을 자주 받을 정도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자세한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 지금 이명이 일어나고 있는 진짜 배경을 알 수 없다는 신념 때문이다. 귀만 보고 있어서는 알 수 없는 원인이 생활습관, 스트레스, 과거의 어떤 사건 속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명은 하나의 증상이지만, 이명 환자가 겪고 있는 고통들은 하나의 증상이 아니며 모두가 같은 패턴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이명 소리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이 문제이며, 어떤 사람은 이명보다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몸이 힘들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피곤하면 이명이 심해지고, 어떤 사람은 1시간이라도 잠을 덜 자면 악화된다. 어떤 사람은 고음의 이명 소리가 들리고, 어떤 사람의 저음의 이명 소리가 들린다. 이명이 생기는 원인과 배경은 다양하며 복합적이다. 따라서 치료 또한 입체적이고 통합적인 치료여야 한다는 것이 두 사람의 주장이며 25년간 유지해온 연구 협업의 결론이다.
사카타 히데아키 박사가 진료 중인 사이타마현에서는 그의 부친인 사카타 에이지 박사의 연구 공로를 인정해 고실내 주입요법(스테로이드 고막주사)에 보험이 적용된다. 다른 지역은 보험이 안 되는 곳이 대부분이라 환자들도 일본 전역에서 오고 있다. 그런데도 그는 통합적 치료가 필요할 때는 침과 한약을 즐겨 쓴다. “두통을 호소하는 이명 환자 중에는 삼차신경이 과민해져 끈질긴 통증을 유발하는 타입이 많습니다. 저는 이럴 때 침 치료를 합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일본에는 한의사가 따로 없지만, 의과대학에서 한방의학 교육을 받는 사람이 많고 양방과 한방의 통합 치료가 일반적이다. 90%의 의사가 한방약을 처방한 경험이 있다고 할 정도다. 제도적 뒷받침도 있어서 1961년부터 한방약을 보험급여에 적극 포함시켰고, 알약이나 과립 형태의 한약제제와 첩약(여러 약재를 섞어 만든 탕약)도 보험이 적용된다. 그는 소리재활훈련(음향요법)을 하면 피곤해하는 환자들에게는 한약을 쓰는데, 청각중추 반응이 잘 조절되도록 신체적, 정서적 환경을 만드는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리를 받아들이는 몸과 뇌의 상태를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약물요법, 주사치료, 소리치료, 침, 한약은 적합한 역할이 있다”
다양한 복합 증상에 각각의 치료 목적을 적용하는 통합적 치료
일본 카와고에 이과학연구소에서는 2023년 6~12월 카와고에 이과학클리닉에 내원한 이명 환자 1,259명 중 자비 진료로 침 치료를 받은 3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THI(이명장애지수), NRS(숫자 통증등급 척도), VAS(시각통증 척도) 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66.7%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5차 방문을 기점으로 비교했을 때 THI 점수는 평균 40.4점에서 32.6점으로 낮아졌고, NRS 불편감 점수는 평균 66.7점에서 39.4점, VAS 값은 평균 82.5점에서 55.3점으로 호전되었다. 작용 기전은 침술에 의한 자극이 감각수용체를 통해 척추시상경로에서 대뇌피질로 전달되어 뇌간 신경핵과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 분비에 작용해 통증의 주관적 증상뿐 아니라 이명과 관련된 불편함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었다.
침 치료 외에도 『이명혁명』의 두 저자는 이 책에서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경구약물요법, 근육주사, 고막주사, 소리재활훈련(음향요법), 턱관절 치료, 신경과 뇌의 과민에 대한 치료 등을 이야기한다. 또한 이명 치료가 왜 어려운지, 치료 목표를 어떻게 잡고 치료 방법들을 어떻게 조합해야 효과를 최대로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과 임상례를 공유하고 있다. 청각중추의 과흥분을 낮추는 치료, 신경의 과흥분을 낮추고 자율신경 균형을 회복시키는 치료, 내이나 뇌에 직접 작용해 부작용을 줄이는 치료, 이명과 동반되는 증상에 작용하는 치료, 다른 치료가 잘 먹힐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치료 등이다.
한편 한약에 대해서 황재옥 박사는 한약 치료가 꼭 필요한 경우와 필요하지 않은 경우를 구분해서 말하고 있다. 이명 자체보다는 불안이 심한 사람, 수면의 질이 나쁜 사람, 몸이 항상 긴장한 사람, 치료가 답보 상태인 사람 등에서 막힌 치료를 뚫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한약은 중도에 치료를 포기할 확률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두 저자의 통합적 치료를 체험해본 환자들은 이런 이야기들을 한다. “소리가 아직 남아 있지만 괴롭지 않고 덜 피곤해요”, “더 이상 이명 소리가 신경쓰이지 않아요”, “밤에 잠들기가 훨씬 쉬워졌습니다”, “긴장감과 불안감이 사라졌고,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아요”, “예전처럼 신경이 곤두서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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