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복숭아 안팎에서 시원하게 펼쳐지는 상상 놀이
한여름날, 아이는 대청마루 위에서 복숭아를 먹고 있는 애벌레를 만난다. “넌 좋겠다. 너보다 훨씬 큰 복숭아를 온몸이 가득 차게 먹을 수 있잖아.”라며 부러워하는 아이에게 애벌레는 복숭아 향이 나는 똥도 눌 수 있다며 으스댄다. 그리고 선심을 쓰듯 제안한다. “그럼 내가 바꿔 줄까?”
뜻밖의 제안에 아이는 잠시 고민하다가 애벌레와 몸을 바꾸기로 한다. 그 후로 평범했던 여름날이 특별해진다. 아이는 애벌레가 되어 과육 속에 길을 내고, 복숭아를 실컷 먹으며 ‘빙글빙글 미끄럼틀’을 만든다. 온몸으로 오르내리며 거침없이 논다. 한편, 애벌레는 아이의 몸으로 풀밭을 걷고 차가운 초콜릿을 깨물어 먹으며 사람이 되어 누리는 즐거움을 알아 간다. 『복숭아와 애벌레』는 일상과 환상의 경계를 태연하게 넘나들며 독자들을 기분 좋은 유희의 세계로 이끈다.
‘나’와 ‘너’의 경계를 넘어 발견한 세상
그동안 안녕달 작가는 홀로 사는 할머니, 버림받은 강아지, 남겨진 눈사람 등 외롭고 소외된 존재들을 다정하게 그려 왔다. 최근작 『별에게』에서 소중한 존재와 이별하며 성장하는 내면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가는 신작 『복숭아와 애벌레』에서 다른 존재의 삶에 스스럼없이 뛰어드는 어린이의 용기와 호기심을 매력적인 변신 서사로 풀어낸다. 몸을 맞바꾸는 상상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연대하는 과정이 된다. 아이가 복숭아 속에서 미끄럼틀을 만들며 놀 때, 애벌레가 풀밭에서 걷는 즐거움을 맛보고 글씨 쓰기의 어려움을 겪을 때, 둘은 서로의 처지를 자연스럽게 헤아린다. 이처럼 ‘나’와 ‘너’의 경계를 넘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경험은 나와 다른 존재를 기꺼이 이해하고 껴안는 마음을 긍정하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무엇이든 될 수 있어 찬란하게 빛나는 하루
신나게 놀고 난 후, 아이와 애벌레는 원래 몸으로 되돌아온다. 아이는 애벌레에게 “넌 다 자라면 뭐가 돼?”라고 묻고, 애벌레는 매미나 나비 등 무엇이 되어도 좋다고 답한다. 되고 싶은 것이 자꾸 바뀐다며 웃음을 터뜨리는 아이와 애벌레의 대화는 『복숭아와 애벌레』가 지닌 빛나는 장면 중 하나다. 자신의 내일을 자유롭게 상상하고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어린이에게는 내일을 기대하게 하고, 어른에게는 잊고 지냈던 유년의 꿈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이윽고 다 자란 애벌레가 아이의 곁을 떠나며 “좋은 꿈 꿔!”라고 인사를 건네는 장면은 독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어루만진다.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 없이 그저 좋은 꿈을 꾸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그림책을 덮은 후에도 독자의 곁에 오래도록 머물 것이다.
작가 소개
안녕달
까마귀가 날아오는 산 중턱에 살고 있습니다. 『수박 수영장』 『할머니의 여름휴가』 『왜냐면···』 『메리』 『안녕』 『쓰레기통 요정』 『당근 유치원』 『눈아이』 『눈, 물』 『겨울 이불』 『당근 할머니』 『별에게』를 쓰고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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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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