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1. 기생에 대한 조선시대 최초의 단행본이자 심층 인터뷰집
조선시대 단행본 중에 기생을 주제로 한 것은 『녹파잡기』가 유일무이하다. 조선시대에는 인물의 용모와 특징을 묘사하고 평가하는 품제(品題)의 대상을 사대부에 한정했다. 그런데 한재락은 조선 사회에서 천한 대접을 받았던 기생만을 따로 모아 그들의 용모와 예술적 소양 등을 평가하여 기록을 남겨놓았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당대의 금기를 깬 것이다.
한재락은 개성 갑부 집안에서 태어나 학문적·예술적 소양이 뛰어났지만 개성 출신이라는 이유로 벼슬길에 나아가지 못한 비운의 한량이었다. 그는 출셋길 막힌 울울하고 답답한 마음을 도회지 문화와 풍류를 즐기는 것으로 풀었는데, 덕분에 기생과 음악, 연희 등 문화예술 영역에 풍부한 경험과 월등한 안목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가 전국 기생 집단에서 최고로 꼽히는 평양 기생들을 만나 시·서·화는 물론이고 춤과 노래, 연주를 일일이 감상하여 『녹파잡기』에 기록한 것이다. 당시 평양 기생들은 특히 기예가 뛰어나기로 유명하여 한양이나 개성 등지에 진출하면 큰 환영을 받았다. 그 수준 높음은 단순히 기방에 한정되지 않았는데, 조선시대 최고의 시인으로 꼽히는 신위가 직접 시 제자로 삼으려 했던 이도 있을 정도였다. 따라서 이 책은 19세기 조선 문화예술계의 정수만 골라 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재락은 예인으로서 훌륭한 면모를 갖추고도 그만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기생의 처지에 깊이 공감하여 그들의 삶의 애환을 드러내는 데도 집중했다. 덕분에 내로라하는 기생들이 자신의 처지와 삶을 대하던 태도를 엿볼 수 있으니 이 책은 기생들의 예술 세계뿐만 아니라 삶의 모습까지 담은 심층 인터뷰집이라 할 만하다.
조금 있다가 풍악이 울려 퍼지자 그녀는 천천히 일어나 제자리로 갔다. 그리고 붉은 입술을 떼어서 맑고도 시원스러운 노래를 뽑았다. 곡조는 높고 소리는 빼어난지라 이야말로 정녕 가장 높은 수준의 노래를 연주하니 거기에 화답할 자가 아무도 없다는 격이었다.
-기생 ‘현옥’에 대한 내용 중(50쪽)
“소첩이 기생 명부에 들어가 떠도는 것은 운명입니다. 그러나 천성이 뜻을 굽히거나 남에게 지지 못합니다. 기생들 틈바구니에서 부대끼며 살기는 해도 남들이 문에 기대어 손님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저도 모르게 가슴이 떨리고 기가 꺾입니다. 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
리 황금 한 바구니와 진주 한 말을 들고 날마다 찾아와서 저를 유혹해도 어찌 제 마음이 흔들리겠습니까?”
-기생 ‘일지홍’에 대한 내용 중(91쪽)
2. 조선시대 최고의 시인 신위의 비평을 더해 십여 년 만에 출간된 완역본!
안대회 선생은 2006년에 최초로 『녹파잡기』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그러나 원본을 찾지 못해 번역서를 내진 않았다. 『녹파잡기』 원본에는 이상적의 〈서〉에서 권1, 2에 이르는 본문 대부분에 비평이 달려 있는데, 단국대 연민장서와 고려대 육당문고에 소장된 각 판본에서는 비평을 확인할 수 없어서다. 비평은 조선시대 후기 문학작품 중 최고로 평가받는 작품에만 들어가는 요소로 평자의 감상과 의견을 간결하게 시적으로 쓴 것이다. 그 자체가 문학작품으로 여겨질 정도라 비평을 빼놓고는 저작의 가치를 제대로 논하기 힘들다.
『녹파잡기』에는 신위가 한재락의 문장과 평양 기생들의 삶에 대해 평을 달아놓았다. 글을 읽고 든 느낌을 편하게 써 내려간 듯 보이는 신위의 비평에서는 촌철살인식의 은근한 유머가 드러나 학술적 가치를 차치하더라도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한 문장 정도의 평이 달려 있을 뿐이지만, 사대부의 시각에 갇히지 않은 신위만의 독특한 관점과 문체는 한재락의 섬세한 필치와 잘 어우러져 이 특이한 저작을 한층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은 역자가 2017년 6월, 서울의 한 고서점에서 잘 보존된 필사본을 손에 넣은 덕분에 탄생할 수 있었다. 발견된 필사본은 이미 알려진 2종의 이본보다 가장 원본에 가까우며, 보존 상태와 필사 상태가 좋아 비평까지 뚜렷하게 보인다. 역자는 이를 저본으로 삼아 2개의 이본과 꼼꼼히 교감하여 원전을 확정하고 번역했다. 또한 확인된 비평을 분석하여 신위를 평자로 밝히고 근거를 제시했다. 책의 말미에는 저본의 영인본을 실어 참고하도록 했다.
나를 대신하여 일지홍에게 말 좀 전해주게. 평소의 뜻이 참으로 기이하구나. 그러나 황금 한 바구니와 진주 한 말을 물리치는 일도 어렵단다. 그대의 뜻을 채우려면 아무래도 지렁이가 된 뒤에야 가능할 뿐이야.
-‘일지홍’편에 달려 있는 신위의 비평(91쪽)
3. 19세기 조선 문화예술계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
한재락은 문인들과 시·서·화를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의 학식을 갖추었거나 예술에 조예가 깊은 기생을 최고로 꼽았다. “첫 번째 가는 여인”으로 꼽힌 기생 ‘영희’는 평양의 서화가로 유명했으며, 영희와 절친한 것으로 소개되는 ‘죽향’은 19세기 평양을 대표하는 예술가로 당대는 물론이고 후대의 기록에서도 명성을 확인할 수 있는 인물이다. 역자는 이 책에 수록된 인물들에 대한 기록을 다른 문헌에서도 발굴해 실어 당대 문화예술계에서 그들이 위상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보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역자는 기생과 기방 주변의 명사들이 기예를 펼치는 장면을 꼼꼼히 살펴 예술사에서 주목할 만한 새로운 사실까지 상당수 밝혔다. 음악사에서 위상이 높은 평양 ‘서도소리’ 작품들의 목록을 새로이 확인하고 작자를 밝혀 가사를 소개하거나, 문장이 뛰어난 기생 ‘명애’나 ‘죽향’의 작품을 다른 문집에서 찾아 소개하는 식이다.
전국을 방랑하며 풍류를 즐긴 한재락이 평양 지역의 기생과 명사 들을 기록의 대상으로 택한 것은 19세기 평양이 물자가 풍요로워 화려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풍류의 도시였기 때문이다. 조선에서 기방은 풍류의 중심지나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19세기 평양의 기방 문화를 살피는 것은 당시 조선 문화예술계의 분위기와 수준을 살피는 것과도 같다. 이 책에서는 본문에 자주 언급된 명소의 모습을 담은 도판을 함께 수록해 독자들이 평양의 모습을 직접 확인하면서 당대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했다.
작가 소개
저 : 한재락
韓在洛
자는 정원(鼎元), 호는 우천(藕泉)·우방(藕舫)·우화노인(藕花老人)이다. 정확한 생몰연대는 확인되지 않는다.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전반의 도회지 소비문화와 예술 세계를 거침없이 향유한 인물로 꼽힌다. 신위, 이상적 등과 교유했다.
역 : 안대회
대한민국 충남 청양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남대와 명지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로 있다. 한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종횡하는 고전 읽기와 탁월한 분석을 통해 풀어내는 그의 글 솜씨는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조선후기 한문학이 온축해온 감성과 사유의 세계를 대중적인 필치로 풀어냄으로써 역사 속 우리 선조들의 삶과 지향을 우리 시대의 보편적 언어로 바꿔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서로는『조선의 프로페셔널』『선비답게 산다는 것』『조선후기 시화사 연구』『18세기 한국 한시사 연구』『7일간의 한자여행』『고전 산문 산책』『한국 한시의 분석과 시각』『윤춘년과 시화문화』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산수간에 집을 짓고』『소화시평』『궁핍한 날의 벗』『북학의』『선집 한서열전』『나를 돌려다오』『연경, 담배의 모든 것』등이 있다.
목 차
서설
서序 ― 이상적李尙迪
권1 ― 한재락韓在洛
권2 ― 한재락韓在洛
제사題辭 ― 신위申緯
제시題詩 ― 강설絳雪
원문
영인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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